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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눈치 때문에…” 아빠들의 두려운 육아휴직

[서울신문]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43)씨는 1년 전 회사에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말했다가 상사로부터 “미친 것 아니냐”는 꾸중을 들었다. 상사는 김씨에게 “육아휴직을 한 사람을 마냥 기다려 줄 수는 없다. 차라리 새로운 사람을 채용하는 게 낫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이미 아내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터라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었던 김씨는 고심 끝에 1년 육아휴직을 했다. 하지만 복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리해고 대상자가 됐다. 인사고과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받은 탓이다. 김씨는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다”고 토로했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자는 2005년 208명에서 지난해 2293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여전히 여성 육아휴직자(6만 7323명)의 3.4%에 그쳤다. 남성들은 육아휴직 사용률이 저조한 이유로 ‘회사 눈치’를 꼽는다. 휴직 후 대체 인력이 부족할뿐더러 연차를 쓰는 것조차 어려운 분위기에서 ‘육아휴직’ 말을 꺼낼 엄두조차 못 낸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2년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인식 연구(Ⅱ)’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직장문화 및 분위기상 눈치가 보여서’라는 응답이 30.8%로 가장 많았다. ‘육아휴직 급여 수준이 낮아 경제 활동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22.6%), ‘육아휴직 후 직장 복귀가 어려워서’(17.3%)가 뒤를 이었다. 

2011년 8월 육아휴직을 했던 박진현(43)씨는 “육아휴직이라고 하면 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식 때문에 눈 밖에 날까 봐 두려워 육아휴직을 꺼린다”면서 “기업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놓아도 월급쟁이들에겐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4일 출산·육아휴직에 따른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막고 남성 육아휴직을 독려하기 위해 발표한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에 따르면 올 10월부터 부모 모두 육아휴직 사용 시 두 번째 휴직자가 받게 되는 첫 달 급여가 통상임금의 40%에서 100%(최대 150만원)로 인상된다. 하지만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이 낮은 탓에 양육비를 실질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은정 한국여성노동자회 노동정책부장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로 남성 근로자의 급여가 높은 편”이라며 “대부분 남자들이 생계를 책임지는데 육아휴직을 하면 수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순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여성본부장도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독려하고 축하해 주는 문화를 직장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육아휴직 할당제 등 강제성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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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3 Trinityevich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아빠의 육아휴직이 떳떳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잔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 샹각하고 경영자도 개념이 없는 듯.
LV 1 purringcat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택도 없겠죠...ㅠㅠ
LV 4 SpaceCarrot
현실성이 결여된 전시적인 제도만 나열하니....... 출산률이 오를리가.........
LV 2 원주시민
유아휴직 너무 필요한거 같아요
여성들을 위해서라도 개념들이 좀 바뀌어야할듯
LV 3 seoyoon
우리나라 중소기업이야 아빠아닌 엄마가 육아휴직하는것도 거의 불가능이죠..
LV 1 건호건무맘
우리나라에서는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육아휴직쓰기 힘듭니다. 이게 바로 현실이죠...ㅜ.ㅜ
LV 1 도리도니
육아 휴직이 있으면 모합니까??? 회사서 눈치나 주고!! 법이 있으나 마나죠??
LV 1 파스퇴르우…
육아휴직 제대로 쓸 수 있는곳이 몇이나 됩니까??????????? 이러니 출산율만 낮아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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