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군부대에서 병사인 모 기업 고위 임원 아들의 '황제 군생활'이 문제가 돼 공군이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해당 부대의 예하 부대 대대장이 '갑질'로 징계 처분을 받은 뒤 내부고발자를 색출하는 등 보복을 가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14일 군 당국에 따르면 공군본부는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 예하부대인 경기 화성 모 부대 소속 A 대대장에 대해 재감찰에 착수할 방침이다.
A대대장과 관련한 의혹은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제기됐다. '황제병사로 문제되는 부대의 직속 부대 비위를 추가적으로 폭로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것이다.
청원자는 A대대장이 올해 초 상급 부대로부터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폭언, 갑질, 횡령, 사적 지시 등의 의혹이 있었다는 것이다. 청원자는 "비위 사실 중 많은 부분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황제 병사'로 문제된 부대와 더 위의 부대, 어쩌면 공군본부에서 지휘권 행사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겨져 가장 가벼운 주의경고 조치가 내려졌다"고 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진술자들이 공개됨에 따라 해당 장병들에게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보복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A대대장이 내부고발자에게 전화를 걸어 호통을 치거나 사무실로 소환했다는 것이다.
청원자는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청원이 올라간 후 이뤄질 2차 가해가 두렵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공군 측은 "A대대장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감찰을 통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며 "국민청원 글에서 내부고발자 색출에 대한 추가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감찰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 부대의 상급 부대인 방공유도탄사령부 3여단의 경우 병사가 군 복무 중 특혜를 받는 등 '황제 군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신용평가회사 임원의 아들로 알려진 병사가 부대를 무단으로 이탈하거나, 상급자들에게 '빨래 심부름' 등을 시켰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해당 의혹을 놓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청원자는 "우리 부대에서 부모의 재력 때문에 특정 병사에게 혜택을 주고 이를 묵인·방조해오는 등의 비위 행위를 폭로한다"고 했다.
청원자는 또 해당 병사가 빨래와 음용수 배달을 부사관에게 시키거나 1인 황제 생활관을 사용하고, 외출증 없이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청원자는 “병사와 관련된 부사관 선후배의 말에 따르면 해당 병사는 생활관원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1인실 ‘황제 생활관’을 쓰고 있다고 한다”며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아서 냉방병에 걸렸기 때문이라는데 해당 병사는 팬티 바람으로 생활관에서 지낸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공군은 감찰을 통해 일부 의혹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며, 이르면 다음주 관련자들에 대한 처분을 내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