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분위기를 틈타 놀이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찾는 이른바 '눈치게임'이 벌어지는 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8일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따르면 최근 놀이공원이나 관광지를 다녀온 뒤 '눈치게임', '눈치게임 성공'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잇따라 발견된다.
눈치게임이란 통상 연휴기간 중 인파가 몰리는 날짜를 피해 다중이용시설 등을 방문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로, 최근에는 코로나19 우려로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은 때 놀이공원 등에 가는 현상을 일컫기도 한다.
3월 초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를 친구들과 방문한 김모(22)씨는 "평소에 '방콕(방에 콕 박혀 있기)'하다가 답답하기도 하고 롯데월드에 사람이 없다고 하길래 많으면 돌아오자는 마음으로 갔다"며 "사람이 거의 없어서 줄도 안 서고 여유롭게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다 타고왔다"고 전했다.
김씨는 "놀이공원에 있던 모두가 마스크를 끼고 있다는 게 제일 신기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은 남들처럼 하고 있어 마스크를 꼈고 손소독제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같은 곳을 찾은 대학생 김모씨도 "사람이 없을 것 같아 가 봤다"며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잘 사용하면 충분히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의 데이트차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에 갔다는 장모(33)씨는 "평소 놀이공원을 좋아해서 갔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없을 거란 생각은 했다"며 "사람이 없어서 놀이기구를 편하게 탈 수 있어서 좋았라"고 언급했다.
놀이공원 외에도 스키장과 수족관, 유명 관광지 등을 방문한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말 친구들과 제주도로 즉흥여행을 다녀왔다는 직장인 A(26)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확실히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아서 그런지 비행기표, 렌트카, 숙소가 역대급으로 저렴해 큰맘 먹고 여행을 결심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에 제주도 내에서도 마스크를 열심히 끼고 다녔고, 사람 많은 곳은 피해서 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시국에도 눈치게임 잘하면 누릴 수 있는 건 풀로 누릴 수 있겠네", "경마공원 그 넓은 주차장에 전세내고 집사람 운전연습 시켰다", "이제 이거 보고 사람 몰리는 거 아니냐", "코로나 때문에 사람 없다고 소문나서 갔나 본데 사람 많다" 등 의견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