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이슈플러스] 오프숄더에 힐끗힐끗…'시선 폭력' 논란

  • LV 12 아들래미
  • 비추천 1
  • 추천 6
  • 조회 3257
  • 2017.06.24 05:04
대학생 이모(26·여)씨는 최근 지하철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날씨가 많이 더워져 여름철 즐겨 입는 핫팬츠 차림이었는데 한 중년 남성이 이씨의 다리를 뚫어지게 쳐다봤던 것. 이씨는 “다리를 대놓고 훑어보길래 어이없어 노려봤더니 다리를 한 번 더 힐끗 보고 눈을 내리깔더라”며 “‘시선 강간’을 당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찜찜하기 그지없었다”고 씩씩거렸다.

어김없이 돌아온 ‘노출의 계절’ 여름. 핫팬츠는 물론, 양어깨를 드러낸 ‘오프 숄더’(off shoulder), 배꼽과 허리가 보이는 ‘크롭 톱’(crop top) 등 여성들의 의상이 한껏 가벼워졌다.

그런데 이런 옷차림의 여성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이씨처럼 불쾌감을 토로하며 울분을 터트리는 여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남성들 사이에서는 여성의 주관적 판단으로 남성이 성추행범처럼 여겨지는 게 불편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시선 폭력’이라고도 하는 시선 강간이란 표현에는 여성들의 강한 불쾌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남성의 음흉한 시선 탓에 ‘강간에 준하는 정신적 피해를 입는다’는 게 여성들의 주장이다. 직장인 허모(32·여)씨는 “시선 강간은 잠깐 보는 게 아니라 시선이 신체의 특정 부위를 중심으로 고정돼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선 강간은 모르는 타인이 가해자가 되는 길거리 괴롭힘의 일종이다. ‘길거리 괴롭힘 소멸 프로젝트’를 벌이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2015년 4월∼2016년 10월 누리꾼들에게 제보 받은 길거리 괴롭힘 사례 총 186건을 분석한 결과, 성추행이 46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선·몸짓(45건)이 두 번째였다.

일부 남성은 시선 강간이란 말이 여성들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대학생 조모(25)씨는 “젊고 잘생긴 남성이 보면 시선 강탈이라 하고 아저씨가 보면 시선 강간이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문제를 놓고 온라인상에서 남녀 간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 16일 서울대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대체 시선 강간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이 글을 쓴 누리꾼은 “여성들이 무엇을 문제 삼는지는 잘 안다”면서도 “왜 하필 강간이라는 폭력적인 단어를 쓰는지 모르겠다. 시선 강간이란 용어는 버리는 게 일부 남성의 몰지각한 시선 처리를 사회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박 글을 단 여성들은 “시선 강간이라 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남성도 시선 강간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 시선 강간이란 말이 잘못 됐다고 하는 건 대다수 강간범이 남성이란 인식에 따른 편견”이라고 쏘아붙였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노선이 활동가는 “지금까지 불쾌한 시선으로 대상화되는 여성들 입장이 얘기된 적 없고 그런 시선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여성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시선 강간이나 시선 폭력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 활동가는 이어 “시선 강간이란 말을 쓰면 안 된다고 할 게 아니라 그간 여성들의 경험이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천 6 비추천 1

트위터 페이스북 다음요즘 싸이공감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이슈/토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19863 [단독] 靑 신임 직원 '유노동 무임금' 제도개선 착수 LV 8 북극정신 05-27 3264
19862 "마스크 쓰세요" 요구한 버스기사 때린 승객, 알고보니 버스기사 LV 15 아들래미 06-23 3263
19861 어느 7급 공무원 '수퍼甲질' (18) LV 1 별솔 09-21 3262
19860 유전병 이유로…6살 딸 살해 한 비정한 엄마, 2심도 중형 LV 15 아들래미 06-24 3261
19859 제자 성폭행 혐의 대학교수, 법정서 부인…"호텔만 갔다" LV 15 아들래미 07-14 3261
19858 경찰은 '실력' 보단 '인맥' 입증한 靑 비밀노트 LV 7 북극정신 01-10 3259
19857 [이슈플러스] 오프숄더에 힐끗힐끗…'시선 폭력' 논란 LV 12 아들래미 06-24 3258
19856 소나에 20개월전 찍힌 '램프 파손'…해수부는 '모르쇠' LV 8 북극정신 04-01 3257
19855 PC방서 요금 시비 끝에 손님 살해한 종업원 '징역 15년'(종합) LV 15 아들래미 06-12 3257
19854 [단독] 일본 음란만화책, 한글 번역해 올린 회사원의 최후 LV 15 아들래미 06-14 3255
19853 '썰전' 안희정 "'선한 의지' 발언으로 오해받아… 고통스러웠다" LV 11 아들래미 03-03 3254
19852 "문재인·안철수, 증세 없이 그 많은 공약 가능한가?" LV 8 북극정신 04-22 3253
19851 의암호서 인부 물에 빠지자 구하려던 배 잇따라 전복 LV 15 아들래미 08-06 3253
19850 [단독]돈 남는데 후원받은 나눔의집, 1년 만기통장엔 '30억' LV 16 아들래미 05-20 3252
19849 의붓아버지 성폭행 알렸다고 친딸 폭행한 엄마…2심도 집유 LV 16 아들래미 05-29 3252
19848 미추홀구 공무원에 세관직원까지 확진..'구청 줄줄이 폐쇄' LV 15 아들래미 06-06 3252
19847 불법 체류자 23명 고용한 50대 농업인, 집유 2년 LV 15 아들래미 07-04 3252
19846 [단독] ‘대한노인회 혜택’ 발의한 이낙연, 간부에 1500만원 후원금 받아 (1) LV 8 북극정신 05-25 3251
19845 AI에 들썩이는 계란값…30개 한판에 7909원 LV 8 북극정신 06-08 3251
19844 5명 이상 못 앉게 큰 식탁엔 '예약석' 푯말..떡볶이 노점상 "우리도 해당되나" LV 16 아들래미 12-23 3251
19843 유승준 '입국거부' 두번째 소송 6월 시작…수년째 법적공방 (1) LV 16 아들래미 04-11 3251
19842 현직 경찰관 아파트 주차장서 음주 사고…"면허취소 수준" LV 15 아들래미 10-12 3251
19841 4월 11일 한겨레 그림판 LV 8 북극정신 04-11 3250
19840 안 “문 패권 때문에 손학규·김종인 탈당” 문 “당 쪼갠 건 안철수” LV 8 북극정신 05-03 3250
19839 조주빈 폰 풀렸다…경찰, 2대중 1대 두 달만에 잠금해제 (1) LV 16 아들래미 05-15 3250
19838 보호자에 폭행 당한 어린이집 교사 극단 선택..검찰 '약식처분' LV 16 아들래미 10-04 3250
19837 저 사람들은 인터넷 안하나봐... (13) LV 1 하양바당 08-14 3248
19836 박근혜, 입장표명도 없이 침묵…사실상 ‘불복 시위’ LV 8 북극정신 03-11 3248
19835 '세 모녀 살해' 김태현 1심 무기징역…"우발적 범행 아냐"(종합) LV 15 아들래미 10-12 3248
19834 1월 20일 한겨레 그림판 LV 7 북극정신 01-20 3247

조회 많은 글

댓글 많은 글

광고 · 제휴 문의는 이메일로 연락 바랍니다.  [email protected]   운영참여·제안 |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right © www.uuoobe.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