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서 친구들하고 술마시고 미친듯 놀다 집에 들어오는 택시 안에서 나도 모르게 전화를 하고 있었지.
술취한 척 문자 수 십통씩 보내도 답장도 없고 그러다 집에와 침대에 얼굴 파묻고 전화기 부여 잡고 기대하며 울다 잠들고.
일어나 어젠 술 취해 실수를 한 것 같다며 다신 연락할 일 따위 없을 거라며 문자를 하던 그 순간에도 난 답장을 기다렸어.
어느날은 방의 불을 모두 끄고 조용하고도 슬픈 발라드를 들으며 오렌지 주스에 소주를 병째 마시고 그러다 울고.
그 다음 날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루를 보내고 누군가를 만나보잔 결심에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도 보고.
왜 그 사람보다 못생긴 건지 왜 그 사람 보다 키는 작은 건지..
누군가를 만나봐야지 잘해봐야지 하고 만난 오늘 처음보는 이 사람앞에서 술 몇잔에 내가 왜 그 사람과의 이별을 이야기 하며 훌쩍 거리고 있는건지.. 잠시 화장실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곤 나와 왜 그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건지..
다음날 어제 보았던 새로운 사람의 문자. 답은 꼬박 꼬박하다 날을 정해 만나자는 문자에 답장은 왜 보내지 않았던 건지..
흐르는 시간. 새로운 또 다른 누군가. 그리고 하루의 바쁜 일상.
그래 다 이별후엔 어떤 방법이 좋을지 누구나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 보기도 했겠지. 나도 그랬으니까.
지금 난 견뎌낸 거 같기도 해. 가끔 생각은 나지만 울지는 않고
주워듣는 그 사람의 생활에 민감해지긴 하지만 애써 태연한 척 할 줄도 알고 다음 날이면 잊어 버리니까.
근데 가끔 모르는 번호가 찍히거나 번호없는 문자가 오면 그 사람일 지도 모른단 생각을 해.
근데 핸드폰 숫자를 아무리 봐도 손의 위치 익힘을 따라해보려 해도 번호가 생각나 질 않더라.
오늘로 이별한지 2년이 조금 넘었나..
그럼 그동안 조금은 견디고 잊었다는 거겠지?
지금 좀 멍하긴 한데 슬프지는 않으니까.
난 사랑하는 사람을 잊는것이 힘든게 아니라 혹시하 하는 내 기대가 더 힘들었어.
혹시 오늘은.. 내일은..
근데. 혹시..하는 그 날이 왔었지만 다시 잡히지도 잡으려 하지도 않았어.
뭔가 확인한 듯한 느낌? 아 날 잊지 않고 있었구나 하는 안도감.
시간. 그래 참 느리게도 가지만 난 그시간에게 참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