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실천해간다...
제 몸을 점점 죽여나간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줄였지만요.
몇년 전 가족 중 한 사람이 목 매단 걸 보고 난 뒤로는 변한 것 같습니다.
군대도 멀쩡하게 제대했고 스카이는 아니지만 괜찮다는 대학교의 장학생에
여러 모임에 감투 쓰는 걸 마다하지 않았던 한 대학생의 눈에 총기가 사라진지 오래되었네요.
살면서 여러가지 힘든 일이 있어도 그건 저에게 그냥 말 그대로 힘든 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군대에서 몸이 그렇게 힘들대도 나쁜 생각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 뒤로는 잠을 자면 가끔 목 매달은 그걸 보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안좋은 일이 겹치니 힘든게 아니라
...모든 게 제 잘못 같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괴롭혔습니다.
내 잘못...내 잘못...그 뒤로 제 자신이 싫어지더군요.
자해를 한다거나 어디서 뛰어내린다거나 그런 만용은 다행히 없더군요 제겐.
그래서 천천히 자살을 해나갔습니다.
거의 매일 같이 폭주를 하고 안좋은 인스턴트 식품를 먹어치워갔습니다.
제 육신이 싫어서 계속 망가뜨려갔습니다.
어느 날 제 자신이 사람의 손길이 닿은지 오래된 우물 같더군요.
으레 그런 우물은 썩어가기 마련이니까.
익명을 빌어서조차 모든 말을 할 순 없지만
저보다 힘겹게 살아내 꽃을 피우신 분들이 많다는 걸 압니다.
제 주위에도 그런 분들 많습니다.
편모 편부 가정에서 자라 훌륭하게 자란 친구들만 봐도
저의 일 따윈 어린아이 칭얼거림 정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명을 하자면, 시련을 느끼는 정도는 참으로 상대적인 법이니까요.
아프리카 불우한 소년 소녀에 비한다면 자살을 언급한다 것 자체가 사치인 거...알지만...
텍스트로 모든 걸 풀어낼 순 없겠지만
그냥...제 자신이 싫어서 하루하루 제 몸과 마음을 천천히 죽여갔습니다.
지금은 많이 줄였지만요.
이제는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네요.
그냥 글을 적고 싶었습니다.
결코 위로나 조언 따위를 바라고 적은 글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그저 머리 속에 있는 걸 휘갈기고 싶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