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대신 생이별…인천공항 속 '국제판 고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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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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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앵커]

국적을 불문한 현대판 고려장이 한국 공항 안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아 공항 안에서 오갈데 없는 신세가 돼버린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이들의 상황을 보면 영화 터미널은 너무나 낭만적입니다.

윤정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젯(23일) 밤 인천공항 지하 1층 광장입니다. 카트를 끌고가는 고령의 한 외국인 여성이 보입니다.

이내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더니 바로 잠을 청합니다.

여성에게 접근해 봤습니다.

[(한국에 언제 오셨나요?) 3개월 전에 왔어요. (춥지 않으세요?) 괜찮아요. 기도실에서 자고 화장실에서 씻어서 괜찮아요.]

지난해 말 한국에 입국한 이 여성은 그동안 공항 내 면세구역을 전전하다 정식 입국절차를 밟은 뒤론 거처를 대합실 쪽으로 옮겨왔습니다.

[나는 독일 국적이에요. 한국 거주권이 없어서 3개월 후에는 떠나야. 하는데 돈이 없어요.]

딱한 사정을 안 공항 측은 스위스에 사는 자식들을 수소문해 연락을 취했지만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며 연락을 끊었습니다.

 
한국 공한 안에서 유럽판 고려장이 벌어진 셈입니다.

공항 지하광장에서 기자는 처지가 비슷한 또다른 여성 한 명을 만났습니다.

63살 이모 씨로 한국인입니다.

20년 동안 미국 이민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8월 아들을 만나러 한국에 왔다 이런 신세가 된 겁니다.

[아들하고 딸이 미국에 있어요. 딸이 전화가 와서 오빠가 한국에 갔으니까 한국으로 가야.한데요. 아들을 찾아야 돼요.]

오랜 바깥 생활에 지친 모습, 그래도 아들 생각에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합니다.

[이모씨 : 아들이 엄마 얼굴을 못알아볼 정도로 얼굴이 상해 있어가지고… 5일, 6일 굶어서.]

이곳 공항엔 이런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설렘과 만남의 장소인 공항이 이들에겐 자식들에게 버림받아 내쳐진 생이별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영상
http://news.jtbc.joins.com/html/406/NB104194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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