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발암물질 처리하겠다며 6백억 들인 유증기 회수시설 돈만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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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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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앵커]

휘발유가 기화돼 떠다니는 유증기는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는데다 환경에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유소 대부분은 의무적으로 유증기 회수시설을 설치하고 있는데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돈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도권의 한 주유소.

지하 탱크와 연결된 배기구 끝이 봄날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립니다.

탱크에 가득 찬 유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유증기가 연료 탱크에 가득차면 폭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공중으로 날려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유증기에는 벤젠과 톨루엔 등 발암물질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물론 대기환경에도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2004년 말부터 수도권과 산업단지 주유소 등에 유증기 회수시설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대기배출을 최소화하고 이를 모아 흡착과 응축 과정을 거쳐 휘발유를 다시 만들어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유할 때 생기는 유증기를 회수해 지하 탱크에 저장하고 있다가 유조차에 유증기를 실어 저유소에 옮긴 뒤 휘발유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다릅니다.

주유소들은 매달 25일 전후로 사오 일 동안 휘발유 한 달 치를 몰아서 구입합니다.

그때만 유조차가 들어오기 때문에 나머지 기간에 가득 차는 유증기는 날려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박규태, 주유소 소장]
"(유조)차에서 가져가는 것은 오일 내지 육일 일주일 정도 보면 돼요. 나머지는 그냥 자연적으로 하늘로 날아가는 거지요."

주유소 유증기를 받아 최종 처리하는 저유소가 태부족인 점도 문제입니다.

저유소 수백 곳 가운데 겨우 18곳 만이 유증기 회수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환경부는 하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환경부 관계자]
"회수설비 장치에 유량계 설치가 안돼 있어 가지고 저희가 배출계수 과학원 고시에 나와 있는 배출계수가 있어요. 그 고시에 의해 양을 판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경협, 민주당 국회의원]
"정부 정책으로 설비를 했는데도 주유소 현장에서는 여전히 유증기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루속히 정밀조사를 해서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봅니다."

유증기 회수시설을 설치하는데 6백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습니다.

이 가운데 국고도 43억 원이나 됩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헛점이 드러나면서 비싼 시설은 애물단지가 됐고 발암물질로 가득한 유증기는 지금도 새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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