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하지원, 男 배우만 빛낸다? 징크스 벗었다

  • LV 2 제이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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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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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하지원의 얼굴은 몇 개일까. 상대방을 삼킬 것 같은 눈빛으로 칼을 휘두르던 그녀는 한순간 애교스런 표정으로 남자의 마음을 녹이는 여인이 된다. 때로는 비련의 멜로 여주인공 같다. 한 남자만 바라보는 눈빛이 간절하기 짝이 없다.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연출 한희)는 하지원의 모든 매력이 집약된 종합선물세트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여배우 중 과연 하지원 만큼 액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명불허전, 그녀의 액션 연기는 최고다. 그러나 하지원의 진짜 매력은 허를 찌르는 반전에서 비롯된다.
지나친 강함은 상대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마련. 강단이 넘치던 하지원은 돌연 얼굴을 바꾸고 세상에서 가장 절개있는 여인으로 변모한다. ‘기황후'는 그동안 하지원이 쌓아 온 필모그라피의 장점들만 뽑아 이뤄진 집약체다. 적재적소에 얼굴을 바꾸고 대중에게 다양한 매력을 어필하는 똑똑한 배우다.
하지원의 또 다른 장점은 상대와의 앙상블, 일명 케미스트리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는 하지원과 호흡을 맞춘 남자 배우들이 증명해준다. 현빈은 ‘시크릿 가든'으로 명실상부한 톱배우가 됐고,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도 이 작품을 계기로 스타덤에 올랐다. ‘황진이'의 장근석은 하지원의 첫사랑을 연기한 후 처음으로 아역 이미지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기황후'를 통해 재조명을 받고 있는 지창욱도 이러한 하지원 효과를 잘 증명해준다.
자유롭게 얼굴을 바꾸며 자신의 캐릭터를 야무지게 챙기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하지원 효과를 실감할 수 없다면 전지현을 떠올려보라. 전지현은 나홀로 빛나는 배우다. 어떤 배우와 호흡을 맞춰도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내 여자친구소개합니다' 등 전지현의 대표작이 모두 그렇다. 그 만큼 장악력이 뛰어나지만 상대와의 케미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현재 출연 중인 SBS '별에서 온 그대' 역시 김수현과의 케미 보다는 전지현이 맡은 천송이의 원맨쇼에 더 시선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의 거리감을 상쇄시켜주는 건, 김수현이 전지현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지니고 있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하지원의 상대 배우들이 주목을 받는 건 우연이 아니다. 작품 전체를 보는 하지원의 혜안과 배려가 있어 가능한 일일 것이다. 때문일까. 하지원은 남자 배우들이 그 수혜를 다 가져간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많은 남자배우들이 "하지원과 일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사실 하지원 본인에게는 마냥 달가운 일은 아닐 터. 누구를 붙여놔도 사는 케미는 그녀의 장점이지만, 때론 개인적인 욕심도 챙기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기황후'는 다르다. 하지원만 보인다. 검을 쓰는 패거리 두목부터 고려의 왕(주진모)만 섬기는 충신과 여인의 모습까지 다양한 얼굴이 담겨있다.
역사왜곡이라는 핸디캡을 무사히 극복할 수 있던 것도 하지원 효과와 무관하지 않다. 기승냥에게 호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면, 하지원이 이 캐릭터를 지금처럼 훌륭하게 소화하지 못했더라면 현재의 '기황후'는 없었을 것이다. 단언컨대 '기황후'는 하지원에 의한, 하지원을 위한 드라마다.
 
♧쌀쌀한날씨지만상쾌한바람속에서따뜻한미소를지을수있는화요일하루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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